베를린늬우스
[베를린 소식] "동물들을 그냥 두고 떠났다" 베를린 동물 농장 폐쇄와 방치 논란의 전말 본문
21베를린 헬러스도르프(Hellersdorf)에 있던 동물 농장인 '헬레 티어아르헤(Helle Tierarche)'의 갑작스러운 동물 대피 소동은 텅 빈 우리, 심각한 동물 방치 혐의, 그리고 법적 책임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라는 복잡하고 우려스러운 상황을 남겼습니다.
가족들과 유치원·학교 단체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 가축들과 무료로 교감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큰 사랑을 받던 오샤처 링(Oschatzer Ring)의 이 농장은, 지난 5월 22일 운영 단체가 돌연 관리를 중단하면서 27마리의 동물이 방치되는 사태를 맞았습니다. 이에 자치구청은 자체 자원을 투입해 긴급 처치에 나섰고, 6월 1일 포메른 오리, 발리스 검은코양, 만갈리차 울돼지 등 남은 동물들을 공개되지 않은 보호소(Gnadenhof)로 모두 이송했습니다.
구청에 따르면 구조 당시 동물들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감염병이나 치료가 시급한 질환을 앓는 등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빴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농장의 기존 운영 단체 측은 방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자신들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소유권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번 지역 사회의 갈등을 유발한 핵심 쟁점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1. 텅 빈 우리, 그리고 이웃들의 큰 상실감
'헬레 티어아르헤'는 헬러스도르프 지역 주민들에게 소중한 녹지 공간이자 교육적 명소였습니다. 올해 초 위생 문제(쥐 출몰, 곰팡이 핀 사료 등)로 인해 방문객 입장이 무기한 금지되면서 이미 주민들의 발길이 제한되긴 했으나, 이번에 모든 동물들이 완전히 떠나버리면서 지역 사회는 큰 상실감을 안게 되었습니다. 현재 농장에는 앞으로의 행방이 불분명한 길고양이 몇 마리만이 조용한 부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2. 단체의 재정난과 내부 갈등의 서막
이번 위기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조직적·재정적 혼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이 프로젝트는 2024년, 전문 인력 인건비 지원 요청을 자치구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재정난이 심화되었고 이로 인해 직원들이 농장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은 2025년 가을, 기존 운영 단체(BABB e.V.)가 파산으로 해산되면서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2020년에 설립된 후속 단체인 'Helle Tierarche e. V.'가 현장 관리를 이어받았으나, 승계 과정은 내부 갈등으로 얼룩졌습니다. 기존 설립자들은 2026년 1월 말, 새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자물쇠를 바꿨다며 자신들이 쫓겨났다고 주장했고, 결국 당국이 개입하기 불과 몇 주 전에 현장을 떠나버렸습니다.
3. 관청과의 교착 상태: 예산과 계약을 둘러싼 알력
농장의 즉각적인 재정적 파멸은 지난 2월 19일 구청이 위생 법령 위반을 이유로 무기한 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가속화되었습니다. 방문객 유입이 끊기자 매달 수천 유로에 달하던 시민들의 소중한 후원금이 완전히 증발해 버렸고, 이는 단체에 재정적 사형 선고가 되었습니다.
운영 단체 측은 이미 5월 초에 구청에 파산 상태를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현재 구청이 올해 농장 부지 개보수를 위해 편성한 175,000유로(약 2억 6천만 원) 규모의 건축 공사 계획을 전면 거부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구청이 단체에 정식 장기 임대 계약을 제공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공사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단체는 정식 계약이 없으면 투자나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대며, 계약만 체결된다면 다시 동물들을 돌볼 의향이 있다고 조건을 걸었습니다.
4. 27마리 동물의 소유권과 '보호 보증인' 책임 논쟁
가장 치열한 법적 공방은 구조된 27마리 동물의 소유권과 법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점입니다.
운영 단체의 대표는 동물들이 공식 등록부상 여전히 '파산한 기존 단체'의 소유로 되어 있으며, 현재 단체로 소유권이 이전된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지난 5월 22일 관리를 중단한 것은 단지 '타인의 재산'을 국고(즉, 베를린 주정부)에 정당하게 반환한 것뿐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동물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은 다릅니다. 전문 변호사들은 후속 단체가 수개월 동안 동물들에게 사료를 주고 관리해 온 행위 자체로 동물보호법상 명백한 '보호 보증인 지위(Beschützergarantenstellung)'가 성립된다고 지적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 책임은 재정난이나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자동으로 소멸하지 않으며, 동물이 안전하게 인수를 수락한 제3자에게 실제로 인도될 때 비로소 종료됩니다. 따라서 대안적인 사후 관리 대책도 없이 구청에 문서 한 장을 보낸 것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 앞으로의 전망은?
- 아직은 없는 형사 고발: 동물들을 방치해 위험에 빠뜨렸다는 혐의와 문서화된 관리 부실 증거에도 불구하고, 자치구청은 현재까지 운영 단체 이사진에 대해 어떠한 형사 고발이나 공식적인 동물 사육 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 새로운 운영자 모집: 구청은 지난 6월 3일 마감된 해당 부지의 새로운 운영자 모집(의향서 제출 절차) 신청서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존 운영 단체도 신청을 제안받은 상태입니다. 구청의 목표는 미래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법적으로 안전한 기반을 마련하고, 해당 부지를 '교육용 어린이 동물 농장' 등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 동물들의 운명: 현재 대피한 동물들이 정확히 어느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헬레 티어아르헤'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독일-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6 월드컵] 팬마일은 없다! 파이프 오르간부터 교회까지, 베를린 이색 거리 응원 명소 TOP 4 (0) | 2026.06.09 |
|---|---|
| 6월 15일 개통하는 베를린 S15, 왜 3년 만에 사라질 위기일까? (0) | 2026.06.08 |
| [베를린 축제] 이번 주 토요일! 베를린 연구실이 열린다 '2026 과학의 긴 밤' 하이라이트 (0) | 2026.06.06 |
| "동독 시절부터 경고했는데…" 베를린 트램 대형 탈선 사고의 소름 돋는 비화 (0) | 2026.06.05 |
| [환경] 사하라 사막 먼지부터 타이어 마모까지, 베를린 주요 도로 미세먼지 WHO 기준치 초과 비상 (0) | 2026.06.04 |